릴레이 인터뷰는 다양한 동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담아냅니다.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싶거나 오랜만에 소식을 묻고, 들어보고 싶은 동문들이 있다면 ysarch@yonsei.ac.kr 혹은 카카오채널 @연세건축총동문회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이광호 평가사님의 웃음, 제 점수는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하나 감정평가법인 본사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09학번 이광호입니다.
감정평가사는 어쩌다 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군대를 다녀오기 전에 정말 신나게 놀았어요. 그리고 군대 다녀와서 취업준비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시공사에 다니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리 좋은 이야기를 듣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다른 진로를 찾다가 선배 중에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하는 선배랑 친해지게 되면서 감정평가사 시험을 알게 됐습니다.
공교롭게도 기존에 군대에 있을 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는데, 1차 과목 중 3과목이 겹쳤어요. 그래서 1차는 어려울 거 같지가 않았죠. 그렇게 시험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이 시골청년은 이 때, 본인의 미래를 알았을까
시공사 대신 감정평가사를 선택했을 땐 나름대로 기대했던 게 있었을 거 같은데, 어떤 걸 기대했나요.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는 점?
당시 시공사에 취업한다면, 대기업 시공사라는 큰 기계가 운영되는데 하나의 구성품이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 노력이 성과에 크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전문직을 고민하게 된 거에요. 전문직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결과가 명백히 드러난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제 인생에 즉각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던 거죠.
이제 7년쯤 하고 있는데, 노력한 만큼 얻는 직업이 맞나요?
지금까지 느낀 바로는 노력한 만큼 얻는 것 같아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제가 노력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건 아니라는 점 정도.
준비하던 때부터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공부는 언제 시작했나요
2013년 12월에 시작했어요. 2015년 10월 합격 발표였던 걸로 기억나네요.
멀리서 보면 흡사 시험지를 넘기는 듯 보인다.
2년 딱 공부한 셈이네요
네 맞아요. 합격 발표 기다린 거까지 하면 딱2년 한 거죠. 그런데 7월에 시험 보고 12월에 발표가 나요. 채점을 진짜 안 하더라고요. 응시자는 사법고시 1/5인데 채점은 더 오래 걸리는 시험입니다.
보통 감정평가사 시험 준비는 얼마나 잡고 하나요?
라떼는 평균 수험기간을 3년~4년 잡았어요. 2년 차 합격생이 15% 정도였던 것 같아요.
아 근데 요즘 학원가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상담을 받으러 오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다들 미리미리 준비하는 거죠. 그리고 어린 친구들이 준비해서 그런지 2년 차 합격률이 매우 높아졌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은 평균 3년 정도로 보는 거 같아요.
지난 회차에 203명 합격했는데 20대가 124명이네요.
공부할 땐 하더라도 셀카 한 장 쯤은
그러면 생각보다 30대 비율이 높은 거 아닌가요?
아니에요. 저희 때 162명 중 20대 70명이니까 20대 비율이 상당히 늘어난 거죠.
7년쯤 일했으니, 수험에 대한 얘기는 뭐 라떼 밖에 안될 거 같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의 좋은 점이 뭘까요.
감정평가사의 좋은 점은 자유도가 높다는 점이예요. 진행하는 일 자체가 부동산 관련 업무이기 때문에 외근도 많거든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직급이 높아지면 결재 위주로 일을 해서 더욱 자유로워지죠.
그래서 솔직히 버는 돈에 비하면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은 아닌 거 같아요. 여가 시간이 많아요.
아쉬운 점은 없나요?
작은 일이건 큰일이건, 저희의 역할은 항상 보조일 수밖에 없어요. 결국 모든 을(乙)의 슬픔이 있다고 생각해요. 속된 말로 우리에게 잘해주는 분들을 만났다면, 프로젝트에 문제가 심각하게 있다는 소리인 거죠.
사실, 그래서 전문직인 듯 전문직이 아닌 거 같고. 영업직인 듯 영업직은 아닌 것 같은 애매한 직업입니다.
처음 준비할 때와 바뀐 것은 없어요? 예를 들면 보호받던 정책들이 사라졌거나, 유입되는 인력이 많아져서 영업하기 어려워졌거나?
일단 평가업계가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일자체는 한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년 평가사 숫자가 늘어나서 파이가 줄어드는 게 맞죠. 근데 이건 정책적으로 예견된 일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 거 같아요. 그래서 업무 쪽엔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
그런데 분위기는 좀 많이 달라졌어요.
분위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예전에는 공부하는 기간도 길었고 공부를 시작하는 나이도 많아서 합격자들 평균 나이가 좀 높았어요. 그래서 평가법인에 뼈를 묻고 열심히 해서 여기서 승부를 본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런데 지금은 어리고 똑똑한 친구들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1~3년 정도 평가법인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고 증권사나 운용사, 시행사 등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평가법인에 있는 것보다 증권/운용/시행 쪽으로 가면 보수나 업무환경? 비전이 좋나요?
우선 증권/운용/시행을 하나로 보기는 어렵고, 각각의 특성이 좀 달라서 본인 성향에 따라서 갈 길을 정하는 분위기예요. 일단 시행으로는 특별한 케이스 아니면 가지 않는 것 같고요. 증권이나 운용사의 경우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으로 여겨져서 사람마다 선택이 갈려요.
무엇이 낫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평가사는 버는 돈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직업이예요. 그런데 그쪽으로 가게 되면, 다루는 돈 자체가 달라서 확실히 많이 벌 기회가 있어요. 물론 당연히 그렇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이 나뉘는 거고요.
그리고 다들 똑똑하기는 하나 어리기 때문에 몇 년 이내에 영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게 부담일 수 있어요. 그래서 평가사가 아닌 쪽으로 튕겨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해요.
대충 어느 정도 하면 영업부담이 생기는데?
회사마다 분위기는 다른데 저희 회사는 3년 차~ 4년 차 정도부터 생긴다고 보여요.
사실 3,4년 차에 사실 위에서 영업실적을 가지고 뭐라고 하지는 않긴 하아요. 그런데, 5년, 6년 차부터는 파트너 후보 대상이 돼서 영업실적을 요구하더라고요. 영업이란 게 시작한다고 바로 잘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결국 본인의 영업력을 미리 쌓아가는 기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보통 3,4년 차부터 고민을 많이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업실적을 전혀 안보는 회사도 있어요. 그래서 회사마다 다르기도 합니다.
친절 상담. 이광호 평가사
지금 7년 차면 영업력이 필요할 때 아닌가요?
음 이미 증명은 어느정도 한 상태라고 생각해요. 주주 후보가 되는 매출 기준이 있어요. 그리고 그 후보 중에 몇 명만 주주가 되니까. 지금은 비율 주주가 된 상태인데, 5~6년 차 때 영업력이 어느 정도 인정받아서 파트너가 된 셈이긴 하니까요.
그런데 아까 20대는 영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는데, 어린 편 이었을 것 같은데 나름대로 주어진 조건에서 잘 해낸 셈이네요?
어린 편이긴 해요. 일단 제가 가깝게 지내는 친구 선후배들은 대부분 저연차라서, 영업적으로 도움이 될 때는 아니죠. 아직 일을 핸들링해서 저한테 일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요. 그렇다 보니 쉽게 일을 따기는 어려워요 아무래도.
그래도 다행히 일을 하면서 소개를 받고 소개받은 분의 일을 열심히 해서 또 소개를 받는 식으로 차근차근 거래처를 키워간 상태예요. 사실 그렇다 보니까 다른 분들보다 조금 느린 편이기도 하고요. 같은 비율 주주 중에는 영업실적이 낮은 편이 맞아요.
그런데 결국 주주가 됐어요. 비결이 있나요
그래서 평가서 작성 업무나, 회사 관리 업무 같이, 영업 외의 일을 많이 해서 실적을 채웠어요.
어찌 됐든 매출이 주주가 되는 최저기준이면서 최고로 중요한 항목이긴 한데,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이고 주주가 되면 거의 회사를 나가는 일이 없거든요. 결국 평생같이 한배를 타고 갈 사람을 뽑는 거라서 단순히 매출만 보는 건 아니고 좀 다양하게 보더라고요.
단순히 매출만 보게되면 영업도 잘하고 매출은 좋지만 회사에 누를 끼칠 사람이 선정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 같아요.
파트너가 되고 고민이 더 늘었을 거 같은데, 되기 전보다 더 좋긴 한가요?
얼마 전에 다른 친구하고 이야기하면서 정리가 됐는데, 예전에는 우산 속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이 가고 싶은 데로 가면 같이 따라가면 됐죠. 그런데 이제는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이 되다 보니
'tq 비는 언제 그치지?' '이 우산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하지' '바람이 강하게 불면 어쩌지?'
걱정만 많아졌네요.
사장들이 하는 생각이네요
작은 부분이지만 사장이 된 셈이죠. 나가서 직원들 월급을 벌어와야 하니까요. 돈 벌어와야지 하는 걱정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만큼 좋기도 해요. 자유도가 무한으로 변했거든요. 그런데 슬프게도 누가 회사에서 절 찾지 않는데도 회사에 나가요.. 불안해요. 집에 누워있으면 불안합니다..
업무강도가 힘들진 않다고 했는데, 평소에 뭐하나요?
사실 일이 없어도, 일이 될 만한 일은 계속 만들 수 있어요. 추후에 돈되는 일이 될 만한 것들을 찬찬히 검토하죠. 그리고 저희 일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고 어디서 나올지 몰라서 대부분의 시간은 부동산 관련된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대부분이예요. 그리고 개인적인 취미생활을 하죠.
취미생활은 어떤 것들을 하나요
크로스핏과 골프!
영업인으로서 골프는 잘 치는 편인가요
보기 플레이어 정도? 제 나이대에서는 잘 치는 편이고 전체로 보면 그냥 중상 정도인 것 같아요.
사실 이게 당구 다마 같은 거라서, 깐깐하게 플레이하는 거랑 명랑으로 봐주면서 하는 거랑 한 5타 이상 오락가락하거든요. 그래서 같은 보기 플레이어여도 서로 실력 차이가 꽤 나는 경우도 있어요. 저도 누군가 보기엔 아닐 수도 있고.
공 찾은 사람?
요즘 최대 관심사나 고민이 뭔가요
제 허리?
허리가 낫질 않으니까 짜증이 나요. 운동을 못하고 있어요. 빨리 나아서 운동을 해야 되는데 말이죠. 이게 제가 크로스핏 대회에서 입상 한 번 해보겠다고 고강도 훈련을 받고 대회 나가서 다쳤거든요. 그런데 대회 마무리하고 싶어서, 쉬어야 할 때 병원 다니면서 운동을 했더니 허리가 완전히 말을 안 듣게 됐네요.
본인이 본인을 괴롭히는 특별한 방법
앞으로 계획 같은 건 있으면 들려주세요.
이렇게 말할 만한 계획은 없고. 사실 일단 파트너 된 첫 해다 보니 우선 열심히 돈 버는 거예요. 열심히 해야죠.
아 평가사라는 직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얘기도 있으면.
음 비단 평가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에 마찬가지일 거 같아요.
평가사이 비추어 보면 외부에 노출되는 감정평가사들의 이야기가 정말 극소수의 감정평가사들의 이야기인 경우가 많아요. 같은 상황에서도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서 다른 판단과 다른 결과가 있을 수 있는데, 직업이 천편일률적으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정말로 어떤 직업을 고민하신다면 동문들도 좋고, 무작정 연락하는 것도 좋고 부디 경력, 나이, 상황 등이 각기 다른분들을 만나 보시는 걸 추천해요. 정말 사람마다 다 다르게 생각하거든요. 꼭 여러 명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직업을 바라보길 바랍니다.
이광호 평가사님의 웃음, 제 점수는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하나 감정평가법인 본사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09학번 이광호입니다.
감정평가사는 어쩌다 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군대를 다녀오기 전에 정말 신나게 놀았어요. 그리고 군대 다녀와서 취업준비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시공사에 다니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리 좋은 이야기를 듣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다른 진로를 찾다가 선배 중에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하는 선배랑 친해지게 되면서 감정평가사 시험을 알게 됐습니다.
공교롭게도 기존에 군대에 있을 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는데, 1차 과목 중 3과목이 겹쳤어요. 그래서 1차는 어려울 거 같지가 않았죠. 그렇게 시험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이 시골청년은 이 때, 본인의 미래를 알았을까
시공사 대신 감정평가사를 선택했을 땐 나름대로 기대했던 게 있었을 거 같은데, 어떤 걸 기대했나요.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는 점?
당시 시공사에 취업한다면, 대기업 시공사라는 큰 기계가 운영되는데 하나의 구성품이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 노력이 성과에 크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전문직을 고민하게 된 거에요. 전문직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결과가 명백히 드러난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제 인생에 즉각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던 거죠.
이제 7년쯤 하고 있는데, 노력한 만큼 얻는 직업이 맞나요?
지금까지 느낀 바로는 노력한 만큼 얻는 것 같아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제가 노력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건 아니라는 점 정도.
준비하던 때부터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공부는 언제 시작했나요
2013년 12월에 시작했어요. 2015년 10월 합격 발표였던 걸로 기억나네요.
멀리서 보면 흡사 시험지를 넘기는 듯 보인다.
2년 딱 공부한 셈이네요
네 맞아요. 합격 발표 기다린 거까지 하면 딱2년 한 거죠. 그런데 7월에 시험 보고 12월에 발표가 나요. 채점을 진짜 안 하더라고요. 응시자는 사법고시 1/5인데 채점은 더 오래 걸리는 시험입니다.
보통 감정평가사 시험 준비는 얼마나 잡고 하나요?
라떼는 평균 수험기간을 3년~4년 잡았어요. 2년 차 합격생이 15% 정도였던 것 같아요.
아 근데 요즘 학원가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상담을 받으러 오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다들 미리미리 준비하는 거죠. 그리고 어린 친구들이 준비해서 그런지 2년 차 합격률이 매우 높아졌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은 평균 3년 정도로 보는 거 같아요.
지난 회차에 203명 합격했는데 20대가 124명이네요.
공부할 땐 하더라도 셀카 한 장 쯤은
그러면 생각보다 30대 비율이 높은 거 아닌가요?
아니에요. 저희 때 162명 중 20대 70명이니까 20대 비율이 상당히 늘어난 거죠.
7년쯤 일했으니, 수험에 대한 얘기는 뭐 라떼 밖에 안될 거 같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의 좋은 점이 뭘까요.
감정평가사의 좋은 점은 자유도가 높다는 점이예요. 진행하는 일 자체가 부동산 관련 업무이기 때문에 외근도 많거든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직급이 높아지면 결재 위주로 일을 해서 더욱 자유로워지죠.
그래서 솔직히 버는 돈에 비하면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은 아닌 거 같아요. 여가 시간이 많아요.
아쉬운 점은 없나요?
작은 일이건 큰일이건, 저희의 역할은 항상 보조일 수밖에 없어요. 결국 모든 을(乙)의 슬픔이 있다고 생각해요. 속된 말로 우리에게 잘해주는 분들을 만났다면, 프로젝트에 문제가 심각하게 있다는 소리인 거죠.
사실, 그래서 전문직인 듯 전문직이 아닌 거 같고. 영업직인 듯 영업직은 아닌 것 같은 애매한 직업입니다.
처음 준비할 때와 바뀐 것은 없어요? 예를 들면 보호받던 정책들이 사라졌거나, 유입되는 인력이 많아져서 영업하기 어려워졌거나?
일단 평가업계가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일자체는 한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년 평가사 숫자가 늘어나서 파이가 줄어드는 게 맞죠. 근데 이건 정책적으로 예견된 일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 거 같아요. 그래서 업무 쪽엔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
그런데 분위기는 좀 많이 달라졌어요.
분위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예전에는 공부하는 기간도 길었고 공부를 시작하는 나이도 많아서 합격자들 평균 나이가 좀 높았어요. 그래서 평가법인에 뼈를 묻고 열심히 해서 여기서 승부를 본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런데 지금은 어리고 똑똑한 친구들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1~3년 정도 평가법인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고 증권사나 운용사, 시행사 등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평가법인에 있는 것보다 증권/운용/시행 쪽으로 가면 보수나 업무환경? 비전이 좋나요?
우선 증권/운용/시행을 하나로 보기는 어렵고, 각각의 특성이 좀 달라서 본인 성향에 따라서 갈 길을 정하는 분위기예요. 일단 시행으로는 특별한 케이스 아니면 가지 않는 것 같고요. 증권이나 운용사의 경우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으로 여겨져서 사람마다 선택이 갈려요.
무엇이 낫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평가사는 버는 돈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직업이예요. 그런데 그쪽으로 가게 되면, 다루는 돈 자체가 달라서 확실히 많이 벌 기회가 있어요. 물론 당연히 그렇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이 나뉘는 거고요.
그리고 다들 똑똑하기는 하나 어리기 때문에 몇 년 이내에 영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게 부담일 수 있어요. 그래서 평가사가 아닌 쪽으로 튕겨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해요.
대충 어느 정도 하면 영업부담이 생기는데?
회사마다 분위기는 다른데 저희 회사는 3년 차~ 4년 차 정도부터 생긴다고 보여요.
사실 3,4년 차에 사실 위에서 영업실적을 가지고 뭐라고 하지는 않긴 하아요. 그런데, 5년, 6년 차부터는 파트너 후보 대상이 돼서 영업실적을 요구하더라고요. 영업이란 게 시작한다고 바로 잘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결국 본인의 영업력을 미리 쌓아가는 기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보통 3,4년 차부터 고민을 많이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업실적을 전혀 안보는 회사도 있어요. 그래서 회사마다 다르기도 합니다.
친절 상담. 이광호 평가사
지금 7년 차면 영업력이 필요할 때 아닌가요?
음 이미 증명은 어느정도 한 상태라고 생각해요. 주주 후보가 되는 매출 기준이 있어요. 그리고 그 후보 중에 몇 명만 주주가 되니까. 지금은 비율 주주가 된 상태인데, 5~6년 차 때 영업력이 어느 정도 인정받아서 파트너가 된 셈이긴 하니까요.
그런데 아까 20대는 영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는데, 어린 편 이었을 것 같은데 나름대로 주어진 조건에서 잘 해낸 셈이네요?
어린 편이긴 해요. 일단 제가 가깝게 지내는 친구 선후배들은 대부분 저연차라서, 영업적으로 도움이 될 때는 아니죠. 아직 일을 핸들링해서 저한테 일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요. 그렇다 보니 쉽게 일을 따기는 어려워요 아무래도.
그래도 다행히 일을 하면서 소개를 받고 소개받은 분의 일을 열심히 해서 또 소개를 받는 식으로 차근차근 거래처를 키워간 상태예요. 사실 그렇다 보니까 다른 분들보다 조금 느린 편이기도 하고요. 같은 비율 주주 중에는 영업실적이 낮은 편이 맞아요.
그런데 결국 주주가 됐어요. 비결이 있나요
그래서 평가서 작성 업무나, 회사 관리 업무 같이, 영업 외의 일을 많이 해서 실적을 채웠어요.
어찌 됐든 매출이 주주가 되는 최저기준이면서 최고로 중요한 항목이긴 한데,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이고 주주가 되면 거의 회사를 나가는 일이 없거든요. 결국 평생같이 한배를 타고 갈 사람을 뽑는 거라서 단순히 매출만 보는 건 아니고 좀 다양하게 보더라고요.
단순히 매출만 보게되면 영업도 잘하고 매출은 좋지만 회사에 누를 끼칠 사람이 선정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 같아요.
파트너가 되고 고민이 더 늘었을 거 같은데, 되기 전보다 더 좋긴 한가요?
얼마 전에 다른 친구하고 이야기하면서 정리가 됐는데, 예전에는 우산 속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이 가고 싶은 데로 가면 같이 따라가면 됐죠. 그런데 이제는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이 되다 보니
'tq 비는 언제 그치지?' '이 우산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하지' '바람이 강하게 불면 어쩌지?'
걱정만 많아졌네요.
사장들이 하는 생각이네요
작은 부분이지만 사장이 된 셈이죠. 나가서 직원들 월급을 벌어와야 하니까요. 돈 벌어와야지 하는 걱정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만큼 좋기도 해요. 자유도가 무한으로 변했거든요. 그런데 슬프게도 누가 회사에서 절 찾지 않는데도 회사에 나가요.. 불안해요. 집에 누워있으면 불안합니다..
업무강도가 힘들진 않다고 했는데, 평소에 뭐하나요?
사실 일이 없어도, 일이 될 만한 일은 계속 만들 수 있어요. 추후에 돈되는 일이 될 만한 것들을 찬찬히 검토하죠. 그리고 저희 일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고 어디서 나올지 몰라서 대부분의 시간은 부동산 관련된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대부분이예요. 그리고 개인적인 취미생활을 하죠.
취미생활은 어떤 것들을 하나요
크로스핏과 골프!
영업인으로서 골프는 잘 치는 편인가요
보기 플레이어 정도? 제 나이대에서는 잘 치는 편이고 전체로 보면 그냥 중상 정도인 것 같아요.
사실 이게 당구 다마 같은 거라서, 깐깐하게 플레이하는 거랑 명랑으로 봐주면서 하는 거랑 한 5타 이상 오락가락하거든요. 그래서 같은 보기 플레이어여도 서로 실력 차이가 꽤 나는 경우도 있어요. 저도 누군가 보기엔 아닐 수도 있고.
공 찾은 사람?
요즘 최대 관심사나 고민이 뭔가요
제 허리?
허리가 낫질 않으니까 짜증이 나요. 운동을 못하고 있어요. 빨리 나아서 운동을 해야 되는데 말이죠. 이게 제가 크로스핏 대회에서 입상 한 번 해보겠다고 고강도 훈련을 받고 대회 나가서 다쳤거든요. 그런데 대회 마무리하고 싶어서, 쉬어야 할 때 병원 다니면서 운동을 했더니 허리가 완전히 말을 안 듣게 됐네요.
본인이 본인을 괴롭히는 특별한 방법
앞으로 계획 같은 건 있으면 들려주세요.
이렇게 말할 만한 계획은 없고. 사실 일단 파트너 된 첫 해다 보니 우선 열심히 돈 버는 거예요. 열심히 해야죠.
아 평가사라는 직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얘기도 있으면.
음 비단 평가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에 마찬가지일 거 같아요.
평가사이 비추어 보면 외부에 노출되는 감정평가사들의 이야기가 정말 극소수의 감정평가사들의 이야기인 경우가 많아요. 같은 상황에서도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서 다른 판단과 다른 결과가 있을 수 있는데, 직업이 천편일률적으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정말로 어떤 직업을 고민하신다면 동문들도 좋고, 무작정 연락하는 것도 좋고 부디 경력, 나이, 상황 등이 각기 다른분들을 만나 보시는 걸 추천해요. 정말 사람마다 다 다르게 생각하거든요. 꼭 여러 명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직업을 바라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