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는 다양한 동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담아냅니다.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싶거나 오랜만에 소식을 묻고, 들어보고 싶은 동문들이 있다면 ysarch@yonsei.ac.kr 혹은 카카오채널 @연세건축총동문회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건축을 하고 싶어 건축과만 생각했던 학생. 대형설계사무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본인만의 경쟁력을 고민하던 중 본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가치있게 쓰는 편을 선택한다. 해비타트에서 A to Z를 해나가는 홍지호의 이야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08학번 홍지호라고 합니다. 졸업하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6년 다니고, 건축사 따고 한국해비타트로 이직해서 2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천천히 얘기를 해볼게요!
처음 건축과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건축학과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입시 과정에서 대학교에 지원할 때 건축학과만 지원했어요ㅎㅎ
그 때 그 감성,,
나름대로 원하던 전공을 선택했던 거네요. 실제로 진학해서는 고등학교 때 생각처럼 만족스러웠나요?
네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설계를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건축잡지를 봤거든요. 그래서 대학생 때는 어느 정도를 공부할지 예상했어요. 그래서 대학시절엔 그럭저럭 잘 지낸 거 같아요.
오히려 취업을 하고 나서 건축설계에 대해서 좌절을 많이 한 거 같아요
어떤 좌절이었어요?
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설계에 대해서 두루두루 아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회사 생활을 해보니, 전 두루두루 못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전 글로벌 디자인 2 본부라고 공항 설계하고 해외 프로젝트를 하는 본부에 있었어요. 팀 내에 라이노를 정말 잘하거나, 외국에서 온 친구들이 많았어요.
반면에 저는 라이노 같은 툴을 엄청 잘 다루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어를 엄청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알아주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배정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먹고살기 쉽지 않다
동기부여를 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네요
맞아요. 메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잘 알아주지 않는 프로젝트에 배정될 때가 많아서 스스로 동기 부여해야 될 때가 많았던 거 같아요ㅎㅎㅎ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점이 더 좋았던 거 같기도 한데, 오히려 라이노 잘하면 라이노만 주야장천 하고 영어 잘하면 이메일만 계속 써야 되는 게 아니라 전 오히려 골고루 현상부터 실시, 인허가까지 대 해볼 수 있었던 전화위복이 있긴 해요. 암튼 그런 회사 내 동기나 선후배들과의 그런 경쟁 같은 것도 있었던 거 같고 무엇보다도 일이 너무 많아서 맨날 야근 철야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처음 진로를 고민할 때, 아뜰리에 대신 희림을 선택했던 과정도 조금 궁금해요.
현실적인 문제죠. 아뜰리에에 들어가기엔 수입이 걱정되고 그렇다고 건설사에 들어가면 설계를 정말 놓을 거 같았어요. 결국 그 타협점이 대형 설계사무소 같아요. 빨리 건축사를 따서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게 졸업 즈음 제 목표였어요.
이건 아련해도 너무 아련한데
많이 공감되는 고민이네요. 현실적이기도 하고요.
맞아요. 실제로 5학년 때 교수님이 나중에 뭐하고 싶냐고 물으셨을 때가 있었어요. 아마 어떤 건축을 하고 싶은 지 물으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어떤 건축을 하고 싶다는 대답 대신, 건축사 따고 싶다고 대답해서 혼났던 기억도 있어요. 내가 어떤 설계를 하겠다 라는 심적 여유보다는 어서 빨리 실무수련 3년 끝내고 건축사 따서 자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던 거 같아요.
다시 학교를 다닐 때, 혹은 진로 선택의 시간으로 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나요?
음ㅋㅋ.. 요즘은. 굳이 건축하지 않아도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해 보는데..
근데 현장에서 도면대로 건물이 올라가는 걸 보면 그런 피로감을 잊게 되는 것 같아요. 덩달아 일에 집중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희림이나 해비타트의 이름을 빌려서 이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제로 스스로 독립해서 일할 때 과연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운 마음이 있어요.
설계사무소에서 해비타트로 이직을 하셨다는 데서 호기심이 생겼거든요. 해비타트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 거예요?
작년하고 올해 하는 일이 좀 달라요. 작년부터 국토부와 해비타트가 함께 집 고치기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쪽 팀에 들어가서 일 년간 집 고치기 사업을 했고요. 올해부터는 집짓기 사업을 하고 있어요. 특히 연예인 션이 8.15에 마라톤을 해서 모금한 돈으로 독립유공자 후손분들 집짓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청송, 구례에 단독주택 1채씩 공사하고 있습니다
만드는 것이 달라졌을 뿐
해비타트로 가게 된 계기도 궁금하네요
제가 앞서 현실적인 수입이 항상 걸려서 무조건 건축사를 따야 된다고 생각했잖아요.
근데 막상 실무수련기간을 끝내고 건축사 시험을 준비하고 보니, 합격을 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여전히 저에게 이 길은 힘들고 가시밭길일 거라는 걸요. 시험 준비과정은 나름 너무 힘들 텐데, 제 마음을 확 잡아 끌 목표가 필요했어요.
결국 고민 중에 비영리단체에 관심이 생기게 됐어요. 제가 예전부터 사회공헌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제가 창조적 자기 파괴라고 주변 사람들한테 말한 적이 있어요. 건축사 합격으로 힘들었던 희림에서의 생활을 일단락하고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자. 그리고 그 일은 남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해보자 이렇게 말입니다.
창조적 자기 파괴 색다른 접근이네요. 실제로 만족스럽게 일하고 계신가요?
비영리 단체다 보니 수입이 희림을 다닐 때보다도 줄었어요. 사실 월급이 깎이면 죽을 줄 알았는데 또 막상 받기 시작하니 버는 만큼 쓰며 자족하면서 지내게 되더라고요.
회사에서도 저에게 주어진 사업과 상황에 흥미를 느껴서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단순히 집수리만 했으면 제가 자괴감이 들었을 거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제 의견을 회사에서 들어주셔서 집수리 전후 에너지 평가를 제가 직접 했어요. 기존에는 외주를 주었던 부분이거든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림을 함께 다니던 후배를 해비타트로 데려왔어요.
스스로 동료를 만들었네요
후배 덕분에 레빗으로 회사의 일을 시스템화하는 즐거운 일들이 있었어요. 또 저희가 아낀 외주비용으로 그 후배랑 둘이서 KCC후원물품들을 이용해 제로에너지 하우스도 만들어 볼 수 있었어요.
올해는 또 다르게 집짓기 사업을 맡게 되었는데, 이전에는 설계만 하다가 공사관리까지 해보면서 시공의 영역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션이라는 연예인을 가끔 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기도 하고요.
구체적으론 어떤 일을 하시는 거예요?
우선 다른 부서에서 후원을 받아오고 예산이 책정되고 대상자가 정해져요. 저의 업무는 그 시점부터 시작해요. 대상 부지 검토부터 시작해서, 설계용역을 내고, 인허가를 받고, 시공사를 선정합니다. 이후에는 공사 관리도 하고요.
지금 션과 815런이라는 모금행사를 하는데, 거의 전사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라서 저도 달리기하고 그랬습니다. 모금한 돈으로 8, 9호 집을 짓고 있고요.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달린 그.
지금 하시는 일을 계속하면서 개인적인 커리어 고민도 있나요?
일단 지금 이 회사에서는 제가 해비타트의 비전, 주거복지 이런 의견을 제시할 위치도 안되고 그 업무는 제 영역도 아닌 거 같고요. 지금처럼 주어진 일에 소확행을 추구하는 게 일단 회사와 제가 잘 지내는 방법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항상 고민이에요. 5학년 때 나는 개인적으로 어떤 설계를 하고 싶은가를 묻고 답해야 하는데 그걸 덮어두고 여태 지내고 있어요. 사실 비영리단체가 좋은 게 야근과 철야가 없다는 점 같아요. 그래서 제 시간이 많거든요.
이제 천천히 그 시간을 활용해서 빨리 남겨둔 숙제를 풀어야 될 거 같네요.
그러면 요즘 쉬는 시간은 주로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요즘은 건축사 시험이 끝나고 산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친구들 불러서 같이 위닝 하는 게 제일 좋아하는 일이에요. 매일 수영하고 그러고 주말엔 가끔 등산하고 그래요.
제가 4월 말에 결혼을 했는데, 어쩌다 보니 신혼집을 북문 근처에 구하게 되었어요. 아내하고 학교로 산책을 하면서 옛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그리고 요즘 청송, 구례에 단독주택을 2개를 동시에 짓고 있어서 출장도 계속 가고 있다 보니 잘 때 눈 감는 순간까지 프로젝트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도면의 틀린 부분을 맞추고, 현장에서 시공이 어렵다고 바꿔 달라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일적으로 고민이 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네요.
이제 마지막입니다.
앞으로 본인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청송, 구례에 짓는 집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어요. 해비타트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서, 있는 동안 많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또 현장에서 오는 찐 건축을 많이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여전히 앞으로 뭘 해야 될지 고민이 많지만 그저 열심히 살 계획입니다. 어렸을때와는 달리 되고 싶다고 다 되는 게 아닌 걸 알아 버린 거죠. 단지 마주하는 상황에 최선의 선택을 해서 조금이나마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건축을 하고 싶어 건축과만 생각했던 학생. 대형설계사무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본인만의 경쟁력을 고민하던 중 본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가치있게 쓰는 편을 선택한다. 해비타트에서 A to Z를 해나가는 홍지호의 이야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08학번 홍지호라고 합니다. 졸업하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6년 다니고, 건축사 따고 한국해비타트로 이직해서 2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천천히 얘기를 해볼게요!
처음 건축과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건축학과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입시 과정에서 대학교에 지원할 때 건축학과만 지원했어요ㅎㅎ
그 때 그 감성,,
나름대로 원하던 전공을 선택했던 거네요. 실제로 진학해서는 고등학교 때 생각처럼 만족스러웠나요?
네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설계를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건축잡지를 봤거든요. 그래서 대학생 때는 어느 정도를 공부할지 예상했어요. 그래서 대학시절엔 그럭저럭 잘 지낸 거 같아요.
오히려 취업을 하고 나서 건축설계에 대해서 좌절을 많이 한 거 같아요
어떤 좌절이었어요?
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설계에 대해서 두루두루 아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회사 생활을 해보니, 전 두루두루 못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전 글로벌 디자인 2 본부라고 공항 설계하고 해외 프로젝트를 하는 본부에 있었어요. 팀 내에 라이노를 정말 잘하거나, 외국에서 온 친구들이 많았어요.
반면에 저는 라이노 같은 툴을 엄청 잘 다루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어를 엄청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알아주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배정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먹고살기 쉽지 않다
동기부여를 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네요
맞아요. 메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잘 알아주지 않는 프로젝트에 배정될 때가 많아서 스스로 동기 부여해야 될 때가 많았던 거 같아요ㅎㅎㅎ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점이 더 좋았던 거 같기도 한데, 오히려 라이노 잘하면 라이노만 주야장천 하고 영어 잘하면 이메일만 계속 써야 되는 게 아니라 전 오히려 골고루 현상부터 실시, 인허가까지 대 해볼 수 있었던 전화위복이 있긴 해요. 암튼 그런 회사 내 동기나 선후배들과의 그런 경쟁 같은 것도 있었던 거 같고 무엇보다도 일이 너무 많아서 맨날 야근 철야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처음 진로를 고민할 때, 아뜰리에 대신 희림을 선택했던 과정도 조금 궁금해요.
현실적인 문제죠. 아뜰리에에 들어가기엔 수입이 걱정되고 그렇다고 건설사에 들어가면 설계를 정말 놓을 거 같았어요. 결국 그 타협점이 대형 설계사무소 같아요. 빨리 건축사를 따서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게 졸업 즈음 제 목표였어요.
이건 아련해도 너무 아련한데
많이 공감되는 고민이네요. 현실적이기도 하고요.
맞아요. 실제로 5학년 때 교수님이 나중에 뭐하고 싶냐고 물으셨을 때가 있었어요. 아마 어떤 건축을 하고 싶은 지 물으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어떤 건축을 하고 싶다는 대답 대신, 건축사 따고 싶다고 대답해서 혼났던 기억도 있어요. 내가 어떤 설계를 하겠다 라는 심적 여유보다는 어서 빨리 실무수련 3년 끝내고 건축사 따서 자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던 거 같아요.
다시 학교를 다닐 때, 혹은 진로 선택의 시간으로 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나요?
음ㅋㅋ.. 요즘은. 굳이 건축하지 않아도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해 보는데..
근데 현장에서 도면대로 건물이 올라가는 걸 보면 그런 피로감을 잊게 되는 것 같아요. 덩달아 일에 집중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희림이나 해비타트의 이름을 빌려서 이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제로 스스로 독립해서 일할 때 과연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운 마음이 있어요.
설계사무소에서 해비타트로 이직을 하셨다는 데서 호기심이 생겼거든요. 해비타트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 거예요?
작년하고 올해 하는 일이 좀 달라요. 작년부터 국토부와 해비타트가 함께 집 고치기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쪽 팀에 들어가서 일 년간 집 고치기 사업을 했고요. 올해부터는 집짓기 사업을 하고 있어요. 특히 연예인 션이 8.15에 마라톤을 해서 모금한 돈으로 독립유공자 후손분들 집짓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청송, 구례에 단독주택 1채씩 공사하고 있습니다
만드는 것이 달라졌을 뿐
해비타트로 가게 된 계기도 궁금하네요
제가 앞서 현실적인 수입이 항상 걸려서 무조건 건축사를 따야 된다고 생각했잖아요.
근데 막상 실무수련기간을 끝내고 건축사 시험을 준비하고 보니, 합격을 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여전히 저에게 이 길은 힘들고 가시밭길일 거라는 걸요. 시험 준비과정은 나름 너무 힘들 텐데, 제 마음을 확 잡아 끌 목표가 필요했어요.
결국 고민 중에 비영리단체에 관심이 생기게 됐어요. 제가 예전부터 사회공헌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제가 창조적 자기 파괴라고 주변 사람들한테 말한 적이 있어요. 건축사 합격으로 힘들었던 희림에서의 생활을 일단락하고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자. 그리고 그 일은 남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해보자 이렇게 말입니다.
창조적 자기 파괴 색다른 접근이네요. 실제로 만족스럽게 일하고 계신가요?
비영리 단체다 보니 수입이 희림을 다닐 때보다도 줄었어요. 사실 월급이 깎이면 죽을 줄 알았는데 또 막상 받기 시작하니 버는 만큼 쓰며 자족하면서 지내게 되더라고요.
회사에서도 저에게 주어진 사업과 상황에 흥미를 느껴서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단순히 집수리만 했으면 제가 자괴감이 들었을 거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제 의견을 회사에서 들어주셔서 집수리 전후 에너지 평가를 제가 직접 했어요. 기존에는 외주를 주었던 부분이거든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림을 함께 다니던 후배를 해비타트로 데려왔어요.
스스로 동료를 만들었네요
후배 덕분에 레빗으로 회사의 일을 시스템화하는 즐거운 일들이 있었어요. 또 저희가 아낀 외주비용으로 그 후배랑 둘이서 KCC후원물품들을 이용해 제로에너지 하우스도 만들어 볼 수 있었어요.
올해는 또 다르게 집짓기 사업을 맡게 되었는데, 이전에는 설계만 하다가 공사관리까지 해보면서 시공의 영역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션이라는 연예인을 가끔 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기도 하고요.
구체적으론 어떤 일을 하시는 거예요?
우선 다른 부서에서 후원을 받아오고 예산이 책정되고 대상자가 정해져요. 저의 업무는 그 시점부터 시작해요. 대상 부지 검토부터 시작해서, 설계용역을 내고, 인허가를 받고, 시공사를 선정합니다. 이후에는 공사 관리도 하고요.
지금 션과 815런이라는 모금행사를 하는데, 거의 전사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라서 저도 달리기하고 그랬습니다. 모금한 돈으로 8, 9호 집을 짓고 있고요.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달린 그.
지금 하시는 일을 계속하면서 개인적인 커리어 고민도 있나요?
일단 지금 이 회사에서는 제가 해비타트의 비전, 주거복지 이런 의견을 제시할 위치도 안되고 그 업무는 제 영역도 아닌 거 같고요. 지금처럼 주어진 일에 소확행을 추구하는 게 일단 회사와 제가 잘 지내는 방법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항상 고민이에요. 5학년 때 나는 개인적으로 어떤 설계를 하고 싶은가를 묻고 답해야 하는데 그걸 덮어두고 여태 지내고 있어요. 사실 비영리단체가 좋은 게 야근과 철야가 없다는 점 같아요. 그래서 제 시간이 많거든요.
이제 천천히 그 시간을 활용해서 빨리 남겨둔 숙제를 풀어야 될 거 같네요.
그러면 요즘 쉬는 시간은 주로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요즘은 건축사 시험이 끝나고 산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친구들 불러서 같이 위닝 하는 게 제일 좋아하는 일이에요. 매일 수영하고 그러고 주말엔 가끔 등산하고 그래요.
제가 4월 말에 결혼을 했는데, 어쩌다 보니 신혼집을 북문 근처에 구하게 되었어요. 아내하고 학교로 산책을 하면서 옛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그리고 요즘 청송, 구례에 단독주택을 2개를 동시에 짓고 있어서 출장도 계속 가고 있다 보니 잘 때 눈 감는 순간까지 프로젝트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도면의 틀린 부분을 맞추고, 현장에서 시공이 어렵다고 바꿔 달라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일적으로 고민이 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네요.
이제 마지막입니다.
앞으로 본인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청송, 구례에 짓는 집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어요. 해비타트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서, 있는 동안 많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또 현장에서 오는 찐 건축을 많이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여전히 앞으로 뭘 해야 될지 고민이 많지만 그저 열심히 살 계획입니다. 어렸을때와는 달리 되고 싶다고 다 되는 게 아닌 걸 알아 버린 거죠. 단지 마주하는 상황에 최선의 선택을 해서 조금이나마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