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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세요. 약사세요. 07 송진우 & 07 강창모

릴레이 인터뷰는 다양한 동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담아냅니다.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싶거나 오랜만에 소식을 묻고, 들어보고 싶은 동문들이 있다면 ysarch@yonsei.ac.kr 혹은 카카오채널 @연세건축총동문회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대학 내내 함께하던 두 친구가 비슷한 진로를 경험하고 같은, 비슷한 방향의 다음을 준비하게 됐다.

34살 늦깍이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진우: 건축공학 07학번이고, 2015년 2월 졸업을 한 송진우입니다. 지금은 조선대 약학과에 5학년으로 재학 중입니다.

창모: 건축학과로 시작해서 건축공학으로 전과를 했고요, 07학번으로 2015년 2월 졸업한 강창모입니다. 저는 충북대학교 제약학과 6학년 학생으로 마지막 학기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약대는 3학년부터 시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두 분 졸업을 한지 꽤 되었는데, 직장생활을 경험했나요?

진우: 맞습니다. 현 제도상으로는 3학년으로 편입해서 6학년까지 다니게 됩니다. 직장생활을 2년 반 정도 하고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창모: 저도 건설회사에 1년 좀 넘게 있다가 퇴사해서 재입학으로 약대로 다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 학교 다닐 때는 관심사가 주로 어떤 것들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진우: 학교 다니면서는 아무래도 축구동아리에서 가장 많은 활동을 했고, 군대에 다녀온 이후로는 교육봉사활동에 관심사를 주로 두었습니다. 

창모: 1, 2학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과 동기들과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군대 전역한 이후에는 학교 대내외 활동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예를 들어 저도 교육봉사를 했고, 포럼을 개최하는 단체에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07 군필 남대생들


두 분 군생활 전후 느낌이 정말 다르네요. 교육봉사활동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가요?

진우: 교육봉사활동을 1년 넘게 했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수학/과학 과목 강사로 수업을 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활동이었어요.

창모: 저는 에듀캠프라는 사교육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지역의 초등학교에 방문하여 방학기간 동안 캠프를 하는 교육봉사를 참가했습니다. 첫 봉사에 참가하며 기획단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팀장까지 되어 있더라고요.


그러다 두 분 모두 첫 회사로 건설사를 갔습니다. 시공을 하고 싶었나요?

진우: 오히려 건설회사를 피하고 싶어서 타 직종(은행, 상사 등) 회사에 원서를 쓰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전공이 건축이니 건설사를 아예 배제하고 취업준비를 할 수는 없었죠. 그러다 결국 건설사에 가게 되었죠. 은행 최종면접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면 은행에 갔을 거예요.

창모: 저도 사실 학교에 다니며 건축/건설 쪽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서 취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나만의 개인적인 것들을 하고 싶어서 그런 지는 모르겠는데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했어요. KAIST 경영대학에서 사회적 기업 창업가 양성과정을 지원하는 것도 염두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막상 새로운 길을 가는 게 그 당시에는 두렵고, 막막해서 전공을 살린 건설회사를 지원하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인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창모: 저는 어떤 조직에서 시키는 일을 보다 내가 혼자 개척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을 여러 활동들을 통해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조직 자체에 들어가는 것도 고민이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건축공학이 아닌 다른 전공을 함께 해서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진로를 모색해봤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러면 두 사람이 건설사에서 뛰쳐나온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창모: 일단 회사의 일이 너무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에버랜드 건설사업부에 입사했는데, 입사시점부터 회사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같은 현장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모두 퇴사를 하기 시작했고, 점점 회사에 대한 애착도 사라져 갔어요.
그리고 또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휴가를 한 번도 가지 못했어요. 몸과 마음 모두 많이 지쳐가니,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되었죠. 그만두면 적어도 이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어요.

*2016년 에버랜드 건설사업부는 삼성물산과 합병되었다. 

진우: 저는 입사 후 6개월 정도 지나 이라크 화공플랜트 현장으로 부임하게 되었어요. 제가 배정된 해외 현장은 너무 열악했습니다. 우선 생활 인프라도 거의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고, 무엇보다도 IS와의 내전이 한창인 시기였어요. 현장 밖을 나가지 못한 채 현장에서 고립된 생활을 했죠. 

또한, 프로젝트에 문제가 있어 업무가 진행되지도 않아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갑갑한 생활 속 여유는 진로에 대한 막연한 고민을 가져오더라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현장에서 목격한 다른 분들의 악재를 보며 결단을 내리게 되었어요. 


악재요?

진우: 네. 업무현장의 환경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사별, 이별 등이 대표적이었죠. 저에게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결국 저도 언젠가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 바로 진로를 바꾸게 되더라고요.

 


두 분 모두 그 고민의 끝이 약대 진학이었어요. 왜 약대였죠?

창모: 나와서 창업을 할까? 기술을 배워서 사업을 해볼까? 또 한편으로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직업을 택하고 싶었어요. 결국 이과생이다 보니 의사, 약사 등에 자연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제 퇴사 시점이 28살이었어요. 파워 긍정으로 한 2년 정도 준비해서 합격한다고 가정하니 제 나이가 30되더라고요. 의대는 학부 인턴, 레지 모두 거치면 대략 10년이 걸리더라고요. 40살이 되어야 비로소 제가 원하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멀게 느껴졌어요. 다시 제가 얻고 싶던 자유와 멀어지는 게 싫었어요. 

그에 비해 약대의 4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달콤함이 컸죠. 34살이면 쇠도 씹어 먹을 나이니까요. 결국 조금 빠르게 제 힘을 얻고 싶은 마음과, 준비하는 노력의 가성비를 생각하게 됐죠. 물론, 제 능력의 한계도 가성비에 고려하였고 결국 약대가 그 답이 되었습니다.


진우: 일단 저는 진로를 바꾸기로 마음먹었어요. 전공을 살리면 대학원, 유학 무엇을 선택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고민했던 것들이 전문직 시험, 고시, 로스쿨, MEET/DEET/PEET 중 하나였어요. 

그중에서도 수험기간을 최소한으로 잡을 수 있는 시험을 찾기 시작했어요. 변리사 등 전문직, 고시는 수험기간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했어요. 의/치전원은 사회로 진출하게 되는 나이가 부담이었죠. 결국 저도 PEET가 가장 가성비가 좋은 시험이라고 느껴졌죠.

그리고 같이 인터뷰하는 창모가 저보다 1년 먼저 PEET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도 약간은 영향이 있었죠. 1년 안에 되면 늦지는 않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뭐 지금 생각하면 아찔할 정도로 낙관적이었던 생각이지만.


새로운 대학교에서의 생활은 어땠습니까?

진우: 우선 공부는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물론 건축을 공부할 때와 비교하면 수강하는 과목의 수나 각 과목의 분량은 많긴 많아요. 그런데 막상 하면 할만해요. 그리고 제가 늦은 나이에 갔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연령대가 엄청 다양하더라고요. 그래서 입학한 후 학교생활을 즐기면서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작년부터는 코로나 때문에 거의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 학교생활이 큰 의미가 없어지긴 했죠.

창모: 4년 동안 160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전공수업은 3년 동안만 하고 마지막 학년은 실습과 국시 준비를 하다 학기 중에 공부해야 하는 양은 객관적으로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자기 하기 나름입니다. 소화하지 못할 양은 아니에요. 물론 평소에 꾸준히 하지 않으면 시험기간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대학생활 때 정말 학교 생활을 충실하게 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시 약대에 입학했을 때, 학우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학교 -> 과외 -> 집)의 생활패턴으로 학기 중에 돈을 모았고, 방학 내내 외국으로 여행을 목표로 생활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때문에..

이러려고 약대에 갔나. 자존감 느껴.


이제 두 분 다 졸업이 가까워졌는데, 졸업 이후 계획이 궁금하네요

진우: 저는 아직은 결정하지 못했어요. 처음 진로를 결정했을 때는 막연하게 약국을 차릴 생각만 했는데, 막상 학교를 다녀보니 또 다른 진로가 있더라고요. 지금은 병원에 약사로 취직을 할지, 약국으로 갈지 고민하고 지내고 있어요.

창모: 입학했을 때부터 약국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했어요. 그리고 올해 병원, 약국, 제약회사 등의 실습 등을 진행하며 더 확신이 생겼어요. 저에게는 병원이나 제약회사 생활이 약국보다 큰 장점이 없게 느껴졌거든요. 큰 이변이 없는 한 졸업 후 약국의 약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 마지막입니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살고 싶은 삶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진우: 저는 몇 번을 생각해도 해외에서 가족과 떨어지고 불안정했던 생활이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빨리 국내에서 가정을 꾸려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업무와 분리된 다양한 일을 하면서 말이죠.

창모: 지금의 선택이 영원한 것도 아니고 살다 보면 누구든지 변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냥 현재에 내가 하고 싶고 생각하는 대로 선택해서 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네요. 결국 돌고 돌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발전해 나가면서 그 안에서 조금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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